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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갈무리] [성과배분제 明,暗] 성과배분제에 쏠리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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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2001-06-27 01:00:00
조회수
1337
[성과배분제 明,暗] 성과배분제에 쏠리는 의혹
늘어난 비용 투명하게 공개해야

성과배분제의 명암이 드러나고 있다.
나라 경제 전체의 어두운 그림자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의 영업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줄어드는데 그쳤다. 올 봄부터 광고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이대로라면 연말까지는 지난 해 못지 않은 판매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게다가 SBS는 "비용 85% 수준 절감"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경영 성과는 상당할 수 있겠다는 예상도 있었다. 회사측에서도 "지난해 같지는 않겠지만, 사상 두 번째의 흑자 정도"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성과급이 지난해의 꼭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갑자기 비용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회사가 헛돈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왜 겉 다르고 속 다른가 하는 점이다. 일선에서 느끼는 "제작비 절감"의 구호는 여전히 요란한데 어디서 얼마나 비용이 어떻게 증가했는지 회사는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다. 제작비 한 푼이라도 줄이려고, 협찬 하나라도 더 받으려고 인간적인 모멸감까지 감수했던 조합원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갑자기 비용이 크게 늘어난 이유가 혹 '성과급이 너무 많으면 좋지 않다'는 회사측 계산 때문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올해 성과급을 좀 줄여, 다음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회사가 보이는 여러 행태를 분석해보면 이런 의구심도 나올 만하다. 경영진들이 사석에서 "성과급이 너무 많으면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는 것도 안다. 행여 하반기 상과가 상반기보다 낮을까봐 상반기 성과를 보수적으로 책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조합원들이 바라는 것은 있는 그대로다. 어차피 7개 줄것이면서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 하는 식의 '술수'는 바라지 않는다는 얘기다.
회사가 만에 하나 성과급을 '통제'하겠다는 생각이라면, 성과배분제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 성과가 낮을 때 이를 높이기 위해 조절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성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낮추기 위한 통제라면 어느 누가 받아들이겠는가?
이런 의심을 받기 싫다면 먼저 회사는 성과급에 관한 한 조합을 대해 온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성과급을 언제쯤 준다는 사실도 조합 집행부가 소문을 통해 확인해야 하며, 성과급이 얼마쯤 될 것인지 일 주일 전에 조합에 알려주고 내역마저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회사가 어디 또 있겠는가! 당당하게 왜 이렇게 됐는지 밝혀야 한다.
앞으로 임금협상 과정에서 상반기의 비용이 왜 이렇게 늘었는지, 회사가 비용 절감을 외치다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는지가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진실은 항상 단순하고 솔직하다. 상반기 매출은 생각보다 좋고, 비용 절감의 부담은 여전히 무거워 허리띠는 계속 줄어든다. 그런데 성과급은 지난해보다 턱없이 줄어 버렸다. "사상 두 번째의 흑자가 예상되던 해의 보너스가, 성과배분제 실시하기 전에 받던 바로 그 수준" 이게 조합원들이 느끼는 진실이다.
작성일:2001-06-27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