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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갈무리] (기고) 창간 축사

닉네임
SBS본부
등록일
1999-06-25 01:00:00
조회수
2511
(기고) 창간 축사


'자유'와 '권리'의 이름으로


"언론인이 무슨 '노동조합'타령인가?"
"너희들이 너희들 스스로의 지위를 저 탄광 노동자와 같은 처지로 떨어뜨리려 하느냐?
언론인은 모름지기 지사적(志士的) 선비정신을 가져야 한다. 언론인은 노동자가 아니다."
불과 25년전 한국언론계에서 노동조합 결성움직임이 일어났을때 언론사 경영진들이 가졌던 인식이었다. 그런데 '지사정신'을 그토록 강조하며 타협하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사노조들의 합법적 재탄생은 87년 '6년항쟁'을 통해 국민들이 언론인들에게 안겨준 선물이었다.
그뒤 10여년이 흐른 후에야 SBS에서 노동조합이 결성될 수 있었다는 것은 SBS의 노사관계가 그만큼 봉건적 억압구조였음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성경에도 "나중된 자가 먼저된다"는 말씀이 있듯이 앞으로 SBS노조의 활동이 방송노조들, 나아가 언론노조 전반의 활동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을 기대한다.
작년 12월 출범한 SBS 노조 제 2기 집행부는 지난 5월말 공정방송을 위한 '공방위' 활동강화를 선언하여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바 있다.
이제 SBS노조가 "노보"를 창간함으로써 노조 활동이 본격적 궤도에 오르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이 'SBS 노보'가 조합원들의 눈과 귀가 되어 조합기능을 강화시키고 '공방위'의 활동과 투쟁에 대한 소식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나아가 사원들의 노동댓가와 복지의 문제를 사주의 '시혜'가 아닌 노동자의 '권리'로서 협상하고 쟁취하는 논의의 광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도록 성장해 나가기 를 기원한다.
무엇보다도 '언론자유'와 '노동자의 권리'의 이름으로 'SBS 노보'의 창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성유보(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이익과 공익의 중심 잃지 않길"

SBS노동조합이 노보를 창간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난해 창립한 뒤 올해 조직을 재정비한 SBS노조가 이제야 노보를 창간하게 됐다는 것은 다소 늦은 감도 없지 않습니다.
이번에 노보가 창간됨에 따라 노조는 스스로의 목소리를 보다더 자유롭게 낼 수 있는 표현 수단을 갖게 됐으며 회사로서도 직원들의 생각을 가감없이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앞으로 회사는 노조원들의 의사를 대변해 노보가 회사를 견제하고 건설적인 비판을 하는 것을 언제든지 환영하고 겸허히 수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노보가 비판을 위한 비판에 치우쳐 지나치게 갈등지향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노와 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SBS 노조의 장점이자 특징 가운데 하나는 사원들의 이해 관계를 대변하는 이익 단체적 성격을 갖는 동시에 공정방송 활동등 공익적인 성격을 동시에 갖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앞으로 노보가 직원들의 이해 관계는 물론 대국적인 견지에서 회사 발전과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사장에 취임하면서 노조와 대화와 협력을 통해 노사간의 이해 관계를 풀어나겠다는 원칙을 맑혔으며, 그런 원칙은 큰 틀에서 지켜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이제 회사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노조의 입장과 의견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만큼 SBS 노조는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제 노동조합도 회사 발전과 장래에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높아진 위항에 걸맞는 성숙한 자세를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노보 창간을 축하하면서 큰 발전 있기를 기원합니다.

송도균(SBS 대표이사 사장)


이제,국민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민영방송도 공영성 담보해야...

방송사 노동조합이 여타 일반기업에 비하여 몇가지 힘겨운 멍에를 더 걸머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첫째는 회사의 경영이나 구성원 개인의 영달, 또는 복지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닌 사회 문화적 책임에 관한 인식이 그러하고 둘째는 경쟁이 치열할수록 순화시켜야 하는 이기주의 조절이 그러하다. 여기에는 이기주의란 경제적 차원의 그것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책임을 왜곡하는 불합리한 경쟁을 포함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통념에 따른 노조의 과업인 구성원의 복지도 물론 중요하다.
여기에 민방의 노조는 이런 목적을 이룸에 있어 공영 등 타사와 비교하여 좀 더 힘든 국면을 지닐수도 있을 것이다. 우선 경영자, 즉 사업체 소유자에 대한 책임과 궁극적인 전파 소유자인 국민에 대한 책임을 무리없이 조절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아직 우리는 민영방송이란 존재가 국민에게 문화적 생산물을 배급하는데 있어 프로그램의 판매만을 위주로 이념과 내용상의 균형을 무시해도 된다는 처지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선진국 형편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우리가 지금까지 방송을 유지한 경향은 균형과 다양성, 그리고 공정성을 간단없이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균형과 공정 쪽 보다는 수입과 정치적 이해관꼐 쪽에 더 가까이 접근했고 그것을 상식적인 시장성이나 보편적 경쟁으로 해석하곤 했을 뿐이다.
게다가 거의 의미가 없는 미세한 차이의 시청률조차 실무자들을 무거운 압력으로 짓누르곤 했다.
물론 그와같은 어려움을 어는 한 쪽의 책임으로 모두 미루어 놓기에는 당사자들의 스스로의 인식도 책임의 한 몫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물론 경제적 상황과 시청자의 숫자는 전혀 무시하거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반송사의 과제이지만 그렇다고 적은 규모의 차이가 방송경향과 방송에 대한 믿음 자체를 모두 바꾸어 놓을 명제는 아닐 터이다.
이와 같은 과제들에 대한 전의의 견제자가 노조임에도 불구하고<당신 아니라도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험악한 고용구조가 합리적 집단의 모습을 변질시키곤 했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방송노조가 지켜주어야 하는 사회문화적 책임은 노조구성원의 권리인 것이다. 이런 인식을 공유하는데는 민간 방송과 다른 공영성 방송과 차이가 나지 않기를 기대하면서 SBS 노조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노조의 의견을 책임있게 공포하는 노보의 발행에도 기대를 걸어본다.

김학천(건국대 교수-신문방송학)
작성일:1999-06-25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