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맘 고생이 심한 사나이가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여인들의 기세가 두렵다는 꼬마 PD(?) 장태유 조합원, 시청자들의 눈이 '여인천하'로 쏠릴수록 스탭진들의 부담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공채 7기로 입사, 막내 조연출을 맡으면서 시청자들의 사라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는 장조합원의 특별한 날들을 들여다봤다.
노보 인터뷰 요청을 받은 소감은(너무 뜻밖이라는 표정 때문)
태어나서 처음이다. 잘못 선정된 것이 아닌가. 내가 화제의 조연출? 아니면 선배들이 죄다 거절해서 밀려서 선정됐나 노조에 무심했던 과거가 생각나서 갑자기 발이 저려왔다.
요즘 근황은 어떤가
잘 나가는 드라마에서 정신없이 뛰고 있다. 사극 전성시대를 맞아 '여인천하'에 묻혀 남성의 기를 살리기 위해 이쓰고 있다. 개인적인 근황은 무럭무럭 자라는 백일된 아들을 둔 가장이 됐다. 그리고 지난달 맹장수술 덕분에 한숨 돌렸다.
별명이 왜 꼬마 PD인가
막내인데다, 키가 작아서 붙여진 별명인 것 같다. 이 별명때문인지 스탭진들이 한동안 모두 나에게 반말을 해대는 통에 사실 섭섭한 적도 많았다. 이제는 나도 막 들이받는다.
PD, 할만한 직업인가
입사전에는 PD라는 직업이 환상적이라고 생각했다. 일은 스텝들이 다하고 PD는 멋지게 폼잡고 'OK'만 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PD라는 직업은 전천후 노동력을 요구하는 직업인 것 같다. PD들의 근로환경은 점점 열악해져 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도박판의 카드를 잡는 기분이다. 아무리 좋은 패를 잡아도 상대방이 더 좋으면 실패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프로는 시청자들이 꼭 알아 줄 거라는 희망은 살아있다.
'꿈'은 무엇인가
입사 후 선배들로부터 예능이 맞지 않느냐는 권유를 받았지만, 드라마로 결정한 이유가 있었다. 헐리우드키드의 꿈을 위한 실전을 위해서다.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와 감동으로 엮은 영화,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보는게 꿈이다.
끝으로 노조에 바라는 것은
열심히 일하는 조합원이 노조의 역량이라는 말로 그 동안의 무심함을 변명해 보겠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가끔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와서 노조에 무슨 일이 있었나 궁금할 때가 있다. 홈페이지가 없어 조금 아쉽다. 내 의사결정이 회사경영에 변화를 준다는 것을 노조 홈페이지로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작성일:2001-09-27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