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유감(人事有感)이오 전임 보도국장의 노무팀장 발령은 구멍가게식 인사
사람을 키우지 않는 인사행태는 장기적으로 손실
전임 보도국장이 노무담당 팀장으로, 전임 기협 지회장을 지낸 보도국 기자가 노무 담당으로 발령났다. 당사자들이 받아들인 이상 문제될것이 없다고 불 수 있다. 인사는 사측의 고유권한 이라고 주장한다면 더더욱 시빗거리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문제 될 것이 없는 것도 아니고 원칙에 어긋나는 인사가 사측의 고유권한도 아니다.
한번 보자. 보도국장 출신의 거물급 간부를 노무담당 인사팀장으로 발령 낸데 대해서 노조로서는 우선 고맙게 생각한다.
물론 전임 팀장도 국장급 간부였지만 이런 배려는 노무 업무가 회사 경영상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노조의 격을 높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점들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번 인사는 여러가지 면에서 수긍 할 수가 없다.
첫째 전문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점이다. 전임 보도국장의 능력에 대해서는 별 이의가 없는 듯하다. 그러나 그것은 보도국 즉, 기자로서의 능력이지 노무담당자로서의 능력은 아니다. 노무 관계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특별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아무나 보도국장 할 수 없듯 아무나 노무담당 팀장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같이 발령이 난 기자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유로 납득 할 수 없는 인사다.
답보상태에 있는 단체협상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조치로고 생각되지만 노무업무의 전문성보다는 인간 관계로 일을 풀려는 구멍가게식의 인사 행태다 포크레인이 없으니 불도저로 땅을 파라는 격이다. 땅을 파면 되는 것이지 포크레인과 불도저를 따질 이유가 없다는 발상인 것이다.
이런 인사 스타일은 지난번 보도본부장 발령에도 엿볼 수 있었다. 전문영역 파괴는 비상사태에나 가능한 경영스타일이다. 포크레인이 있는데 굳이 불도저를 동원할 이유는 무엇인가?
이건 도대체 사람을 아끼는 인사행태로 볼 수 없다. 그래서 두 번째로 인재를 키우자는 차원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보도국장이라는 자리는 수많은 후배기자들이 선망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특히 신임 노무팀장은 보도국장 재직시 능력이나 인격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큰 상처를 받지 않은 대 기자라면 SBS의 자산이다. 이런 자산을 자신의 전문성과 상관없는 부서로 발령 내는 것은 직원들을 일회성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금전적 자산 못지 않게 인적자산 또한 중요하다. 특히 언론사는 더더욱 그렇다. 오랜 시간이 걸려 키워낸 인적자산을 이렇게 쓰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손실이지 결코 이득이 아님을 회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혹자는 SBS식의 깜짝 인사라고 한다. 좋게 말해 파격적이로고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사 스타일은 결코 "순리"라고 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을 때나 하는 비정상적인 인사다.
인사는 만사다. 순리와 명분, 그리고 원칙을 따르자. 최근 인련의 인사는 국장도 차장도 아닌 말단사원인 우리를 더욱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처사다. 시청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SBS를 위해 일하는 사원들에게 최소한의 희망을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작성일:1999-06-25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