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EFG 개선안이 구체화되면서 사내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改惡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동안 EFG 평가제도는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회사도 이런 문제를 인식해서 지금 새로운 평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에게 용역을 의뢰했다. 용역비만도 무려 1억원이다. 직원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통해 공정한 인사관리를 하려는 회사측의 의지로 평가된다. 그런데 새 평가안 시안은 '회사측의 이런 뜻과 거리가 먼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송현실도 무시했다는 여론이 높다.
회사에서는 평가 비중의 40%를 '개량화'하도록 용역을 의뢰했다. 인사권자의 주관적인 평가를 줄이자는 취지다. 그러나 새 평가안 시안으로 나온 항목들은 객관적 평가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게 사원 대부분의 의견이다.
보도본부 기자 평가항목의 경우 특종과 낙종 건수, 언론중재위 제소와 소송 건수, 방송사고와 심의지적건수, 리포트 건수, 아니템별 시청률등이 개량화 기준으로 제시됐다. 그렇다면 특종과 낙종의 정의는 어떻게 내릴 것이며 종일 뉴스특보를 할 경우 아이템별 시청률은 누가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가 문제다. 또 언론중재위 제소와 소송은 취재의 정확성보다는 보도의 대상이 어떤 부류의 사람이냐가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는게 추세다.
또 PD의 경우 시청률이 평가의 대부분으로 제시돼 있다. 그러나 시청률만으로 결코 능력을 평가 할 수 없다. 시청률 지상주의가 '벗기기'풍토를 만들고 교양 프로그램이 천대받도록 하는데 기여(?)했다. 인사고과를 시청률 위주로 한다면 이런 풍토가 가속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용역을 맡은 박준성 교수는 "개량화를 하려면 어쩔 수 없다"며 밀어붙일 기세다.
사내에서는 이번 평가안 시안이 '위험한 창작'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른 방송사나 다른 언론사의 인사 평가기준은 어떻게 돼있느냐"는 모 간부의 질문에 용역을 맡은 책임자가 아무런 대답조차 못했다.
그러면서 보도본부 간부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는 평가항목을 제시받아 검토하는 과정에서 "재미 있었다"고 말했다. SBS 직원들의 인사평가안이 '재미'로 만들어지고 있지나 않는지 걱정하는 사원들이 많다. 작성일:2001-10-25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