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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건강에 ‘빨간불’
‘소수정예’ 과로 부추겨
‘인원보충’에 눈 돌려야 할 때

SBS에 산재(産災)(?)가 늘어나고 있다. 위험한 기계가 돌아가는 제조업 공장도 아닌데 무슨 산재냐고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주의깊게 살펴보면 우리 주변에 누적된 질병으로 쓰러지는 조합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곧 알 수 있다.
최근 보도본부에서 시사고발프로그램 <뉴스추적>을 만들고 있는 L모 조합원이 과로로 인한 몸살과 신장염으로 쓰러져 치료를 받았다. 평소 건강한 모습으로 열심히 일하던 L조합원이였기에 갑작스런 질병에 동료들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2000년도부터 휴가 명령제를 시행하고 있고, ‘건강관리를 잘 하자' 라는 캠페인이 회사 벽을 도배했었지만 실제 현업부서의 사정은 말이 아니다. 각 부서에 위나 간 등 장기가 안 좋아 고생하는 조합원이 꼭 한, 둘은 있고, 병세가 악화돼 회사를 쉬고 있는 조합원들까지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제작본부의 S모 조합원은 과로로 몸이 나빠져 두 달째 현업을 떠나 쉬고 있는 상황이고, B모 조합원은 지난 연말 과로로 얼굴에 염증이 생겨 대외활동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고생하면서도 프로그램을 제작해야했다. 또 보도본부의 Y모 조합원은 위염으로, N모 조합원은 장염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C모 조합원의 경우는 목이 삐어 치료를 받아야하는데도 쉴 수가 없는 상황이라 계속 일을 하다 결국 상태가 심해져 병가를 내고야 말았었다.
한창 현장에서 뛸 수 있는 새파란 나이에 건강에 적신호가 오는 조합원들이 늘어나는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무엇보다 적은 인원에 과중한 업무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소수정예를 표방하는 SBS. 각 CP마다 최소 필요인원으로 꾸려가지만, 최소 인원도 갖추지 못한 곳이 상당수인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관행적인 폭음'을 강요하는 회식 자리, 그리고 어지간히 아프지 않고는 하루 휴가내겠다고 말꺼내기 거북한 허울뿐인 우리네 직장의 휴가문화 등이 한 몫 거들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실정은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지만 문제가 드러날 때만 대책을 논의할 뿐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수립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지난 해 누적된 피로로 간이 악화돼 입원했던 제작본부의 한 조합원 등, 잇따라 질병으로 직장을 떠나는 조합원이 생기자 회사측은 뭔가 대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너무나 뻔한 캠페인성 표어 뿐 실질적으로 위와 같은 악순환을 해결할 인원보충에는 눈을 감고 있는 상황이다.
소수정예! 열심히 일하려는 사람들에겐 상당히 매력적인 단어다. 하지만 소수정예로 일하다 쓰러지는 조합원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하면 씁쓸한 마음을 지울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