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i 대박인가? 거품인가?” 미수채권, 자회사 손실 등으로 ‘등록보류’판정
6월 코스닥 재심사…지적사항 보완여부가 관건
SBSi가 4월 코스닥위원회 등록예비심사에서 ‘등록보류’ 판정을 받았다. 코스닥 등록은 기정사실이라는 호언장담을 귀가 닳도록 들어온 SBS 조직원들 입장에서는 어리둥절할 뿐이다.
등록보류 판정을 받은 이유는 크게 3가지.
먼저 미수채권, 다시말해, 매출에는 들어있지만 아직 돈을 받지 못한 채권이 많다는 것이다. 지난해 SBSi 매출액 2백여억원 가운데 30%가 넘는 67억원이 바로 이 미수채권이다. 유료화를 통해 한 달 평균 3억~4억원 정도로 매출액은 올라갔으나 수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등 미수채권으로 기업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은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본사 입장에서 보면 손자회사쯤인 SBSi의 자회사들이다. 현재 SBSi는 SBSiNet, Golf.com, SBS美, SNHI 등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들 회사에 준 지원금이 무려 37억원이다. SBSi의 자본금이 34억원이니까 결국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특히 이들 자회사의 경영상태가 지극히 부실하다보니 ‘지분법 평가 손실’로 SBSi의 순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결국 무리한 자회사 확장이 SBSi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바로 말 많고 탈 많은 ‘유료화’다. 물론 ‘유료화’ 정책은 코스닥위원회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이다. 하지만 SBSi 동영상 수입은 결국 SBS 프로그램의 경쟁력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 즉 경쟁력을 가진 자체 동영상이 없이 SBS에 의존한 상태라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또, ‘유료화’ 강행으로 인한 SBS 이미지 훼손으로 지난해 18억원이었던 배너광고 수익이 14억원에 그쳤던 점도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SBS 조직원들이 지난 99년 수십만원씩 SBSi에 투자한 액수는 1억원 가량. 닷컴열풍 속에서 대박의 꿈을 꾼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러나, 어차피 큰 돈이 아니었기에 주주로서 가졌던 기대가 어긋난 것은 견딜만 하다.
참을 수 없는 것은 자존심의 상처다. 유료화 파동과 누드 동영상 파문 등으로 SBS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시청자들로부터 ‘돈만 아는 방송’이라는 온갖 비난을 들으면서도, 코스닥 등록을 위해 감내했던 결과가 고작 ‘등록보류’ 판정이라니 허탈할 뿐이다.
SBSi측은 오는 6월에 다시 코스닥 등록에 도전한다고 한다. 지적 사항을 보완하고 상반기에 10억 이상 이익을 내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말처럼 쉽게 될지는 두고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