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행사 합동중계관행 전파낭비 방송3사 민실위 간사 회의서 지적
순번제 중계로 시청자 채널 선택권 보장 해야
지난 4일(일) 밤 김대중 대통령의 필라델피아 자유메달 수상 실황을 KBS와 MBC가 생중계한 데 대해 양사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당초 KBS노조는 중계할 필요 없이 정규 뉴스 보도로 다루자고 주장한 반면 사측은 생중계와 녹화중계 방침을 놓고 주저하다 결국 생중계로 방침을 결정했다. MBC는 원래 행사 다음 날인 5일(월) 오전 9시 반 뉴스에서 15분 길이의 녹화중계형식으로 반송하기로 편성을 확정해 신문의 TV프로그램 안내정보로 알려놓고도 3일(토) 오전에 KBS의 생중계 방침 확정에 영향을 받아 급거 생중계로 계획을 바꿨다고 MBC노조가 3일자 성명서를 통해 지적했다. MBC노조는 김 대통령의 인권상 수상에 의미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에게 생중계로 강요할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으며, 조폐창 파업유도 의혹 사건등으로 국민들의 실망감이 높아가는 시점에서 방송사들이 앞다퉈 행사 생중계에 나선 것은 공영방송을 정권 홍보의 수단쯤으로 여기는 정권의 외압에 밀려 일방적으로 굴복한 결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SBS는 행사가 끝난 뒤인 월요일 새벽 1시 반무렵부터 녹화중계로 방송했다. 방송3사 노조 민실위(공방위)간사들은 5일 낮 MBC노조에 모여 대통령 행사의 합동 중계방송과 대통령과 정부의 치적을 홍보하는 특집편성 관행에 문제가 크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을 빼앗고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낭비하는 이런 관행을 시정하기 위해 방송 노조는 시만 언론단체, 언론 학자들의 의견을 구해 적절한 개선 방안을 방송 협회에 제시하기로 했다. 또한 방송을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정부와 권력, 재벌, 이익집단들의 의도를 간파해 저지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기로 했다. 작성일:1999-07-10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