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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cliping] (칼럼) 언론사 잔치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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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1999-07-10 01:00:00
조회수
1542
(칼럼) 언론사 잔치는 끝났다.
머리보다는 마음을 잘쓰는 사람을 키워야
이제는 사회를 위해서 마음을 쓸 때

아나운서로서 첫번째 라디오 뉴스를 전할 때였다. 잔뜩 긴장해있는 초보 아나운서에게 한 선배가 이런 얘기를 해주었다.
"뉴스는 코끼리가 걸어가듯 하는 거야. 쿵, 쿵, 쿵, 알겠지?" 그 당시에는 그 얘기가 뭘 뜻하는지 전혀 알수 없었다. '천천히 하라는 거야? 목소리에 힘을 주라는 거야? 도대체 뭔 얘기지?' 그런데 지금은 그 선배의 말이 원칙으로 더 와닿는다. 사소한 것에 짜증내고, 넓게 보지 못하고 작은 것이 집착하고, 급하게 숨만 헐떡이다 결국은 자신이 만든 덫에 걸려버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기업, 그중에서도 언론사의 경영은 어떨가? 언론사 역시 종업원들이 중심이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회사 일을 하는지, 회사가 종업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하는지가 중요하다.
현대의 기업들이 나갈 방향중의 하나가 SOCIO COMPANY이다. 즉, 기업정신을 발휘해서 사회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하고 투명한 기업윤리를 세워 깨끗한 회사로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근로자들도 내가 회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능력을 회사와 동료들을 위해 발휘하고, 그 능력에 맞는 대접을 받아야한다. 그러나 최근의 추세는 어떤가? 언론사와 연관된 기업들이 세무조사를 받고, 관계있는 언론사는 표적 수사니 언론탄압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언론사에 소속된 사람들도 정보유출, 주가조작, 땅 투기와 같은 비리로 곤욕을 치로고 있는 현실이다. 한 마디로 누가 누구를 비판하느냐는 소리가 나올만하다.
사회의 변화는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칠 때 가능하다. 그러나 그 여러 사람의 행동은 한 사람의 용기있고 현명한 판단으로 좌우된다. 바로 언론이, 언론인이 그 한 사람의 용기 있고 현명한 판단이 돼야 한다.
이 새대, 우리 사회가 거꾸로 가는 것은 바로 언론이 머리만 잘쓰는 사람만 필요로 하고 마음을 잘쓰는 사람을 키우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또 회사가 잔치에만 관심이 있고 잔치를 준비한 사람들을 푸대접하는 데 원인이 있는 것이다. 이제 잔치가 끝난 뒤 손님보다는 식구들을 위해서, 더 나아가 사회를 위해서 마음을 쓸 때다.

손범규
편집위원
작성일:1999-07-10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