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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cliping] 라디오센터 개혁안에 대한 한 사원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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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1999-07-10 01:00:00
조회수
1376
라디오센터 개혁안에 대한 한 사원의 단상
인원절감은 근무시간의 탄력적인 조정부터
성급한 직종 전환은 업무능력 향상 기대 못해

우리 사회가 IMF로 인한 경제위기 이후에 효율적이고 생산성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진통을 계속 겪고 있다. 그런데 며칠 전 라디오센터가 또 한 번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3단계로 나눠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라디오 개혁방안은 이제 라디오 식구들에게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효율성 강화를 위한 컴퓨터 시스템의 강화와 자체 경쟁력을 갖기 위한 사업부의 신설로 이번 개편을 규정할 수 있다.
이번 개혁이 앞으로 독립적이고 경쟁력있는 라디오로 자리매김할 계기가 될 것인지 아니면 개악이 될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번 개혁안의 내용을 두고 한 마디 한다면 선진 라디오체제로 가기 위한 방향 설정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인력의 효율적 운용이라든지 사업부의 신설을 통하여 자체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사업의 개발은 앞으로 다른 라디오 방송국으로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방향의 설정이 옳다고 해서 모든 계획들이 좋다고 평가할 수 없다. 지금까지 개혁의 방향이 맞지만 현실 여건상 벽에 부딪힌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번 라디오 개혁안도 긍정적 부분이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당혹감과 위기감을 주는 문제점은 일의 앞뒤가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우선 컴퓨터시스템의 강화로 인원절감을 할 수 있다는 방안이다. 물론 컴퓨터 시스템이 인원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프로듀서나 엔지니어들은 과부하가 걸려 있다고 불평한다. 여기에 대한 반론을 가진 사람들은 선진국의 체제를 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선진국과 우리 나라의 차이점은 일과 외의 시간에 대한 관념이 어떠냐에 있다. 일단 출근부터 퇴근 시간까지는 사원들이 자유를 가질 수 없다고 보는 경영진들이 우리 나라에는 많다. 선진국처럼 자신의 방송시간이 끝나면 일단 자기마의 자유시간으로 간주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도 이렇게 된다면 분명 인원이 절감은 가능할 것이다.
다음으로 사업부로 잉여인력을 배치하겠다는 계획도 문제가 있다. 프로듀서든 엔지니어든 나름대로 전문영역이 있다. 이를 버리고 낯선 곳으로 자리를 옮기면 오히려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일의 능력도 상당부분 감소 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사업부 쪽으로 능력을 키워 나가겠다고 윗분들은 생각하시나 본데 앞으로 가장 중요한 분야가 사업부라면 새로이 부분인력을 공채로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래 이쪽에 생각을 가진 사람을 데려와도 힘들지 모르는데 당장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할 부분에 비 전문가를 배치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장기적인 인내심을 가지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업부를 만드는 것이 더 옳다고 본다.
좋은 제도와 계획도 순서와 시기가 있다. 순서와 시기를 헤아리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하면 반드시 탈이 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제대로 꿰었을 때 보배가 되지 않을까?
작성일:1999-07-10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