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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cliping] 빠리에서 온 편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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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1999-07-10 01:00:00
조회수
1467
빠리에서 온 편지 2
사회 감시가 언론의 첫번째 존재 이유라면 빠리의 언론은 철저히 그 원칙에 충실합니다. 그래서 방송에서 가장 시청률과 청취율이 높은 것은 눈치 안보는 채널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무더위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이곳은 이상기후로 예년과 달리 더워질 생각을 않고 비만 주룩주룩 내리고 있습니다. 원래 이곳의 여름 날씨는 건조한 상태에서 뙤약볕이 내리쬐는 게 정상인데 올해는 그냥 선선한 우리의 초가을 날씨에 비만 자주 내리고 있습니다. 어제 오늘도 계속 비가 와서 멜랑꼬리 빠리지앵이 됐답니다.
보내주신 노보는 잘 받았습니다.
아주 훌륭한 첫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주보인지 월보인지 잘 모르겠군요. 하긴 주보로 하려면 엄청난 품과 돈이 들테니까, 현실적으로 무리이겠지요.
능력이 된다면 주보로 해야 조직이 힘을 받을 수 있을텐데. 그리고 "공정방송위"의 보고난이 제 생각엔 좀 미흡하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아예 구체적으로 우리 스스로 반성하는 난이 되도록 유도해가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곳 언론의 분위기는 현재의 상태로만 비교해도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정권과 자본으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는데도, 최근 "누벨옵세르바떼르"라는 시사주간지의 머리에 '자본이 언론을 침탈해 들어온다'는 경고성 기사가 실릴 만큼 어찌 보면 결벽에 가깝게 언론이 4부서로서의 권한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긴 이들이 세계 인권의 종주국인 만큼 당연한 일이겠으나, 그렇다고 우리는 언제까지 어설픈 흉내만 내고 있어야 할지, 이곳의 방송이나 언론의 분위기는 우리와는 정말로 추구하는 바가 다릅니다. 즉 이들은 철저하게 원칙을 중시합니다.
언론의 존재이유,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사회 감시가 그 첫째 이유라면 이들은 바로 그 원칙을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할 민큼 철저히 원칙에 충실합니다. 그래서 방송에서 가장 시청율과 청취율이 높은 곳도 가장 바른 소리를 눈치 않보고 하는 채널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민도가 높아서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진실을 전하는 것에 사람들이 항상 신뢰를 보내고, 믿음이 서로 교감하는 진정한 매체로서의 위상을 누리는 것이라 해야 옳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곳은 아주 작은 라디오방송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SBS가 처음 출발할 때 주창했던 소수정예 처럼, 적은 수로 경쟁하면서도 본연의 자세를 늘 견지하고 있음으로써 그들의 존재이유는 충분했던 것이죠.
TV도 쇼프로포 경쟁하는 게 아니라 사회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장으로서 토론프로가 각 채널 간의 경쟁일 뿐이더군요.
결국 이런 여러 정황들을 보면 우리가 양적으로 인터넷 등 첨단 통신매체의 선진국인 양 떠들어대고 잇지만, 실제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값싼 음란 싸이트만 넘쳐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방송 역시 지나친 치장과 술수에만 치중해 정작 다중매체로서 사회에 꼭 기여해야 할 바를 잃어버리고 존재 아닌 존재이유로서 살아가는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마저 듭니다. 어쨋든 노보와 같은 우리의 작은 행보가 나아가서 우리 사회를 조금이라도 개선해 나가는 길에 도움이 된다면 그로써 의미가 있겠지요.
오늘은 너무 두서 없이 애기했군요.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빠리에서 송 영 재
작성일:1999-07-10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