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초, 제작본부 제작1,6,7CP에 소속된 프로듀서들이 작은 모임을 가졌다. 교양프로그램제작부서의 친목도모가 모임의 첫 번째 목적이었으나. 주로 거론된 것은 교양의 현재 위상과 앞으로 나아갈 길에 관한 것이었다.
외견상 문제는 없지만....
외견상 볼 때 SBS 교양 프로그램에 큰 문제는 아직 없어 보인다. 놓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한밤의 TV연애'는 말할 것도 없고, '그것이 알고 싶다'도 18~25% 수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출발! 모닝와이드', '행복찾기', '순간포착'등 다른 교양 프로그램들도 양호한 성적(시청, 점유율)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모임에서 오간 이야기들 가운데는 교양의 존립자체마저 걱정하는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8년전 모습 그대로
안팎에서 동의하는 가장 큰 문제는 몇 년간 그리 성공적인 기획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96년과 97년, SBS는 창사초기에 참신함과 활기를 잃고 한동안 침체에 빠진적이 있다 .그런 분위기를 예능은 '이홍렬 쇼',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등의 토크쇼와 '호기심 천국', '좋은 세상만들기'등 기존 오락프로그램과는 다른 새로운 기획으로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드라마 역시 과감한 투자와 기획으로 '임꺽정', '내마음을 뺏어봐', '옥이이모', '미스터Q'등의 프로그램을 성공시키며 활기를 되찾았다. 그러나 이 시기 교양에서는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프로그램을 내지 못했다. '뉴스따라잡기', '스타가 탖아간다'등은 자리를 잡아갈 무렵 편성에서 제외되었고, '이경실의 세상을 만나자', '편지쇼 살맛나는 세상', 이문세의 라이브', 시청자세상 웃으며 사는 이야기'등은 큰 호응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종영되었다. 결국 새로 기획된 프로그램들 가운데 선전하고 있는 것은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뿐, 현재 교양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꼽을 수 있는 것들은 8년전의 그것과 다르지 않은 상왕인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없는가?
프로그램의 장르간 구분이 모호해지고 기존의 드라마, 예능, 교양국의 국별 구분도 사라진 상태에서 굳이 교양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것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 또 예능 프로유서들이 발상의 전환을 탄력적으로 이룬데 비해 교양프로듀서들은 기조의 프로그램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교양에서는 더이상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 것인가?
제작비가 기본적인 제약
7월초의 모임에서 거론된 문제점들을 꼽아보면 우선 제작비 자체에서 제약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다. 1시간짜리 종합구성의 경우 교양프로그램은 보통 1천만원 내외, 그라나 뉴스가 포함되는 출발 모닝와이드의 경우는 8백만원선에 머문다.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이보다 2배정도 높은 제작비가 책정된다. 작가료나 연예인 출연료를 감안하더라도 제작비가 기본적인 제약인 것만은 사실이다. 또하나는 상대적으로 편성의 혜택을 보지 못했다는 점, '이문세의 라이브', '시청자 세상 웃으며 사는 이야기', '스타가 찾아간다','세상체험 온몸을 던져라'등은 지금도 SBS에게는 취약한 시간대인 7시~9시대에 정규편성되어 고전을 면치 못하다 종영된바 있따.
고참PD의 노하우 전달 안돼
내부적인 문제로 지적된 것은 교양내에서 인적자원 배분의 문제다. 낮은 여차의 PD들은 기존의 PD/AD도제 시스템을 통해 고참 PD의 노하우를 전달받고 싶어한다. 또 여러프로그램의 순환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그를 통해 제작능력을 향상시킬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가 CP들이 안게되는 시청률부담떄문에 너무 인색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는가 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중견 PD들은 정체되고 신참 PD들은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최근 교양의 몇몇 신참 DP들이 예능으로 옮겨간 것은 단순한 부서 이동이 아니라는 평가도 있는 것이다. 사실 교양프로그램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SBS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쟁사의 경우도 순수 교양물이나 다큐멘터리는 찾아보기 힘들고 편성에서 좋은 대접을 받지도 못하고 있따. 그러나 주목할 것은 새로운 형식에 대한 실험과 기획이 계속 이루어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과정이세 재연 프로그램이 한동안 성공을 거둔 적도 있고 지금도 새로운 형식의 다큐물을 통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SBS교양은 거듭되는 부진과 여러 제약속에서 새로운 시도와 기획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대목이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 말아야
방송환경은 변하고 있다. 이미 프로그램의 장르간 구분이 파괴되고 있고, 더 새로운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참신한 기획과 과감한 시도, 그리고 그를 뒷받침할 인적 자원 배분과 편성의 탄력성을 시스템의 지원이 확보될 때 SBS교양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작성일:1999-07-26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