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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cliping] (이야기 마당) 016 없으면 원시인

닉네임
SBS본부
등록일
1999-07-26 01:00:00
조회수
1854
(이야기 마당) 016 없으면 원시인


얼마전 한 통신회사의 광고 가운데 이런게 있었다.
'016 없으면 원시인'
아마 이 카피는 정보가 가장 큰 무기인 현대사회에서 그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하는 도구인 통신수단이 없으면, 석기시대에 사는 원시인이나 다름없다는 의미를 전달하려고 했을 것이다.
하물며 정보를 먹고 사는 언론사에서는 통신이 얼마나 중요할까?
하지만 언론사에 당연히 통신장비가 멋지게 잘 갖춰져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당신이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옛날 중국 고대사회에서는 그냥 일반 백성들이 직접 무기를 마련해 군대에 가야 했다.
왜냐, 군대에서는 무기를 지급하지 않았거든.
농사짓는 가난한 백성들이 직접 무기를 구해서 군에 가야 하다보니 농사질 때 쓰던 세날 포크가 어느날 삼지창으로 둔갑했고, 당연히 무기의 질이 떨어지지 않았겠어?
그래서 민란이 일어나면 정부군이 민병에게 깨지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던 것이다.
고대에서 중세로 접어드는 당 말기 드디어 '안사의 난'이 일어났다. 변방을 지키던 오랑캐 군대가 정부군보다 더 강력해서 정부군이 작살이 나고 말았거든.겨우겨우 '안사의 난'을 진압하고 나서 정부가 생각한 것이 이래서는 안되겠다. 군대를 모집해서 좋은 무기를 마련해주고 전쟁을 하라고 해야겠구나. 이때부터 국가에서 직접 무기 만드는 공장을 뒤서 질좋은 무기를 공급하고 전쟁에서 꽤 재미를 봤대나요, 뭐 그렇더라고 하더라구요.
이야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흘렀는데,SBS의 상황을 보자
지난해 IMF라고 기자들의 무기 가운데 하나인 통신장비를 모두 몰수하더니 얼마전 상황이 좋아졌다고 몇몇 사람들에게 휴대폰을 지급했다.
당연히 일선에 나가서 뛰는 야전병들인 일선 기자들에게 주어지겠거니 했다.
하지만 아니더라. 일반 회사처럼 회사 관리에 어려움이 많으신 높은 양반들에게만 주어졌더라.
놓은 양반들 밴날 회사 안에 있는데 휴대폰이 왜 필요할까?
"골프치러 갔다 더 높은 양반이 찾으면 빨리 응답해야 하니까?"
"기자들이 휴대폰 없다고 취재 못하냐?"
정말 모르시는 말씀,
"요즘 취재 나가보세요. 인터뷰 섭외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촬영 나가면서도 쉴새없이 전화를 걸어 섭외하고 시간약속해야 한다니까요 아니면 8시 뉴스 펑크나요"
참다 못한 기자들은 모두 자기가 직접 휴대폰을 마련해 전장으로 나섰다.
심지어 맨날 적잘르 본다고 하는 다른 언론사의 기자들도 회사에서 지급한 우수한 무기를 들고 나서는데 우리 기자들은 자기가 무기를 구해 나서야 하니 전투가 제대로 되겠는가?
"사기도 떨어지고 쪽팔린다"
그나마 우리 회사 기자들이 이만큼 버티는게 다행이다.
정말 원시적이 회사 아닌가? 장사를 하자는 것인지 말자는 것인지.
작성일:1999-07-26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