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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cliping] 우리를 또 속이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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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1999-07-26 01:00:00
조회수
1298
우리를 또 속이려고 하는가?
고통은 사원들에게, 열매는 회사가
이상한 숫자놀음으로 우리를 현혹하지 말라

사측이 '파격적'인 임금 인상안을 가지고 나왔다. 무려 1250%의 보너스를 주겠다고 한다. IMF 이전 이른바 좋은 시절에 받던 것보다도 오히려 50%나 증가한 것이다. 왜 노조는 이런 좋은 제도를 받아들이지 않고 바보같이 1200%를 고집하고 있는가?
바로 사측은 이런 논리를 펴면서 조합원들을 현혹하고 있다. 예전보다 월급을 많이 주겠다고 하는데 왜 말이 많냐고, 하지만 회사의 이런 숫자놀음에 속아넘어갈 조합원은 없다.
사상 유례 없을 정도로 엄청난 돈을 벌어야만, 잘나가던 때보다 겨우 50%정도 많이 받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어떻게 임금을 지금보다 400% 내지 500% 이상 대폭 삭감하면서도 예전보다 돈을 더 받게 된다고 말할 수 있는가?
사측이 임금협상안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다시금 사측이 부도덕성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사측이 얼마나 조합원들을 거짓말로 속여왔는가?
지난해 사측은 말했다. 보너스 지급을 조금만 유보하겠다고 대신 더 이상의 임금 삭감은 없을 것이라고. 조합원들은 어려운 결단 끝에 동의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후생복지까지 포기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측은 다시 월급을 깎아야겠다고 말했다. 임금을 깎지 않으면 사람들을 해고해야 하니까 지급유보에 동의해 달라고, 우리는 또다시 동의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사측의 또 다른 거짓말이었다. 사측은 이윽고 대량 해고를 감행했고 우리는 정들었던 동료들을 눈물로 떠나보내야 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의 눈물이 채 가시기도 전에 사측은 일방적으로 다시 임금 삭감을 말했다. 또다시 속은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제작비, 취재비마저 일방적으로 삭감당했다. PD들은 엄청난 제작비 삭감을 감수하면서 여기저기 협찬을 구걸하고 다녀야 했다. 협찬을 못구하면 무능한 PD 취급을 받았다. 프로그램 제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기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자들에게는 광고를 끌어 오라고 강요했다. 게다기 제작비를 절감한다고 기자들에게서 기본적인 취재 장비까지 빼앗았다.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출연표를 안줘도 된다는 저급한 이유 때문에 이 프로그램 저 프로그램에 끌려 다녔다 SBS사원들은 모두 맨발로 뛰었다.
부동산과 주변 사업을 모두 정리하겠다고 약속한 사측이 달랑 일산 스튜디오 하나 팔아 놓고는 피나는 구조조정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었던 그 때, SBS 사원들은 문자 그대로 피와 눈물과 땀을 흘리며 SBS의 흑자 기반을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도 사측은 어떠했는가? 올해 노동절에 사원들에게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 해주었나?돈을 억수로 벌고 있는데도 조그만 성의표시라도 했는가? 성의표시와 따뜻한 말 한마디는 커녕 지난해 밀린 임금조차 주지 못하겠다고 우기다가 결국 법의 철퇴를 맞게 될 즈음 마지못해 밀린 임금 일부를 줬을 뿐이다.
우리가 이룩해 놓은 피와 눈물과 땀의 정당한 대가를 받겠다고 하는 지금 사측은 또다시 이상한 숫자놀음을 하며 우리들을 현혹하고 있다. 심지어는 SBS는 너무 월급을 많이 받는다는 말을 흘리는 언론플레이까지 해가며 우리들의 몫을 빼앗아가려 하고 있다.
분명히 경고한다. 사측이 이런거짓말과 비겁한 방법을 동원한다면 또다시 법의 가혹한 철퇴를 맞게 될 것이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제는 더이상 예전같은 얼급 받을 생각하지 마라""왜 언론사가 일반 기업보다 많은 월급을 받아야 하는가?""이제는 SBS 임금에서 거품을 걷어내야 하겠다"
분명히 말해두겠다. 토요일은 물론 휴일도 없이 하루 12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는 사원들에게 겨우 그런 말과 대우를 해주는 것이 과연 '뛰어난 인재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어 청운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하는 길'인가? '우리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 배출하는 훌륭한 통로가 되는 길'인가?

작성일:1999-07-26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