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세상만들기'를 시작한지도 벌써 2년이 가까워 오고 있다.
처음 시작했을 떄의 그 불안감과 초조감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해서 주말 황금시간대를 공격한다는 것은 하나의 큰 모험이었다
그러나 나는 내 가슴에 묻어둔 나의 고향과 나의 할머니에 대한 추억과 그리고 깡촌 시골 마을에서 외롭게 살아가시는 우리의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조금이라도 즐거움과 기쁨을 선사할 수 있다면, 이 프로그램이 시청률이 없어 실패하더라도 스스로 만족할 결심을 했었다.
방송이 나간후 모든 국민이 공감했음인지 수많은 격려 편지가 쇄도했다. 상대 방송국의 톱탤런트, 가수, 프로그램을 물리치고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승리하신 것이다. 그분들의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모습이 우리들의 가슴에 뭉클한 감동과 따뜻한 웃음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일부에서는 노인비하라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시골의 노인을 웃음거리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나는 감히 말한다. 그렇게 말하는 도시 비판가들은 한 번이라도 외딴 시골에 혼자 사시는 할아버니 할머니를 방문해서 그 거친 손을 잡고 그분들의 얘기를 들어 본적이 있느냐고...
지식인,정치인, 언론인 할 것 없이 비판가들은 모두 이 프로그램이 무지한 시골 노인을 희롱한다고 하는데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그분들보다도 훨씬 똑똑하고 사리분별이 깊다. 때묻은 얄팍한 지식보다 그분들이 자연과 함께 살아온 삶의 지혜가 백 배 천 배 뛰어난 것이다. 외로운 그분들이 같이 즐기고 재미있어하시는 그 모습에서 나는 모든 힘든 것을 잊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여유를 배운다.
우리는 자신의 눈높이가 아니라 남을 인정할 줄 아는 소박하고 깨끗한 고향 할머니 할아버지의 눈높이로 돌아가야 한다.
지난주 출연하신, 구멍가게를 50년째하고 계신 90세 할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난다. 누가 물건을 훔쳐가면 그 사람이 얼마나 배고팠으면 그 물건을 훔쳐갔겠느냐고 오히려 도둑을 걱정하시는 우리의 할아버지. 그분이 마지막 말씀은
"인생은 더불어 같이 사는 것이여."
그렇다. 인생은 혼자 잘나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어울려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사는 것이 힘들때 시골 고향을 한번 내려가 보라. 거기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을 지켜 보라 그러면 그분들의 삶의 지혜와 여유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