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력형 비리 보도 감시 위한 집중모니터링 실시!!
‘권력서열 1위, 2위’라는 세간의 평가와 함께 권력형 비리와 의혹의 중심에 선 최순실 모녀, 그리고 수상한 재단들에 대한 보도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적 의혹이 눈덩이처럼 확산되고 있지만 SBS의 메인 뉴스를 보면 도대체 의혹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접근은 커녕 사실 관계의 파악조차 불가능해 보인다.
노동조합이 파악한 결과, 조직 개편 이후인 지난 9월부터 현재까지 ‘미르’재단과 ‘K스포츠’ 등 최순실 관련 8뉴스 보도는 총 15건이었다. 하지만 독자적인 취재를 통한 의혹의 검증과 진실 보도는 단 한 건도 없었으며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나온 의원들의 발언을 인용한 공방과 면피성 보도가 9건, 검찰 수사와 최순실의 딸 ‘정유라’와 관련한 이대 총장 사퇴 요구 시위 소식 등 단순 발생 기사가 단신을 포함해 5건, 최순실의 이름 조차 거명하지 않은 채 재단 설립 과정을 설명한 기사가 1건 있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박근혜 대통령 관련 보도는 단신을 포함해 27건에 달한다. 북 핵실험 등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권력편향이다. 보도 내용은 한마디로 가관이다. 박 대통령과 40년 지기라는 최순실 관련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지만 어떤 관련 질문도 없이 VR 전시장을 찾고 아프리카에서 온 새마을 운동 지도자들 앞에서 철 지난 ‘근면, 자조, 협동’을 외쳐대는 권력자의 미소만 화면을 장식할 뿐이다. 유신시절 ‘대한늬우스’를 보는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묻는다. 도대체 이런 어처구니 없는 보도가 사측이 말한 혁신의 정신과 어떻게 부합 하는가. ‘할 말을 하는 뉴스’로 ‘신뢰’를 얻고 ‘팬덤’을 형성하자는 혁신의 정신이 지금 우리 보도 어디에 녹아 있는가. 혹시 그 ‘할 말’은 권력자의 것이며, ‘신뢰’는 청와대로부터 얻고 ‘팬덤’의 주체가 어버이연합이 되기를 원하는가. 어떻게 스스로 입을 닫아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뉴스를 만들면서 경쟁력을 말하고 경영위기를 입에 담을 수 있나.
이런 식으로 지난 20여년 간 일관된 권력 편향으로 공정보도와 방송 독립성에 대한 구성원들의 열정을 허물고 경쟁력을 바닥까지 추락시켜 놓고 이제 혁신을 하자는 마당에 아직도 이런 보도를 일삼는 이유가 뭔가. 혹 중간광고 때문인가. 이런 이율배반과 자가당착으로 권력의 비위를 맞춰 중간광고를 얻어 내면 떠나간 시청자를 다시 불러모을 재간은 있는가.
노동조합은 그 동안 성명과 노보를 통해 우리 보도의 권력편향과 불공정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한다. 노동조합은 오늘부터 공정방송실천위원회를 중심으로 박근혜 정권의 권력형 비리 보도 누락 여부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에 착수한다.
아울러 편성위 개최 등 사후 대처에 머무르지 않고 방송 보도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기 위한 단계별 조합원 실천과 직접 행동을 조직해 나갈 것이다.
더 이상의 눈치보기가 줄 것은 몰락의 운명일 뿐이다. 이미 늦어도 많이 늦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