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본부 수석부본부장 강용주입니다.
노동조합 공지에서 알려드린 바와 같이 4월2일 사측은 단체협약 해지통고를 했습니다. 단체협약이 해지된다는 것은 조합원들의 임금 및 복지를 포함, 조합과 회사와의 모든 협약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체협약 해지통고를 한 뒤에도 6개월간은 기존 협약의 효력이 살아있으므로 즉시 무단협 상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측은 무단협 상황에서도 조합원의 임금 및 복지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측의 주장이 얼마나 공허한지는 노조가 와해되거나 무노조 경영을 강요 받는 사업장을 보시면 조합원들께서 쉽게 아실 것입니다. 게다가 사측은 임금 및 복지에 대한 사측의 선의는 믿으라고 하면서, 임명동의제에 대한 조합의 선의는 믿을 수 없다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측이 소유 경영 분리와 공정 방송의 가치를 수호하겠다는 주장은 뻔뻔하게 느껴집니다. 무너졌던 소유 경영 분리와 공정 방송의 가치가 다시 세워진 것은 SBS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의 노력 때문임이 분명합니다.
박수택 선배께서 <물은 생명이다> 코너를 하실 때 해당 프로그램이 정부의 4대강 정책 및 태영의 사업방향에 반한다고 태영회장에게 직접 불려가 압박을 받은 과거(노보 251호 참조)가 멀지 않습니다. 태영의 인제스피디움 건설 이후 SBS의 예능과 보도 프로그램이 함께 인제스피디움을 홍보한 과거(노보 253호 참조)도 있습니다. SBS조합원들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촛불집회에 참여할 때 욕설을 연상시키는 멸칭으로 비난 받으며, SBS소속이라는 사실을 숨겨야만 했던 오명의 시간도 많았습니다. SBS노동조합이 SBS의 이익 유출 터널링을 정상화한 일(노보 282호 참조)은 불과 2년 밖에 되지 않은 일입니다. SBS가 공정한 방송사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재고하는데 SBS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이 중차대한 역할을 해낸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역으로 사측에 반문하고 싶습니다. 임명동의제의 전체 폐지를 관철하기 위해 SBS본부 전 조합원을 인질로 삼는 이 상황이 정말 대주주의 지시없이 이루어졌습니까? 이 사태가 진실로 박정훈 사장의 독립된 판단입니까? 물어볼 필요도 없이 작금의 사태 자체가 소유 경영 분리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반증입니다. 이 사태를 만들어 놓고 소유 경영 분리와 공정 방송의 가치를 사측이 자발적으로 지켜왔고, 이후에도 지키겠다고 뻔뻔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SBS노동조합은 산별노조입니다. 단위사업장의 중대 문제는 산별노조의 중대문제이고 그것은 누가 산별노조 위원장 자리에 있든 무관합니다. 따라서 단체협약 해지통고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언론노조에서 성명서를 발행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걸 가지고 '상왕식 개입'이니 하며 게시판을 어지럽히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마타도어에 지나지 않습니다. SBS본부 사무처는 모든 사태를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SBS본부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사측은 사실을 왜곡하는 표현을 멈추길 엄중히 경고합니다.
조합원들께서 해결하셔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SBS지부장과 SBS본부장이 공석입니다. 현재 제가 SBS본부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지만, 보궐선거를 통해 SBS지부장을 겸하는 SBS본부장을 선출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SBS노동조합의 가장 큰 위기는 SBS지부장과 SBS본부장을 자주적으로 선출하지 못할 때 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대적인 흐름을 볼 때 SBS본부장이라는 자리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는 자리가 아니라 조합원들의 의견을 듣고 수렴하는 자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SBS지부 조합원들의 책임 있는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모래시계는 이미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전 조합원을 인질로 삼은 단협해지까지 6개월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조합원들께서 현명하게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