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상반기가 끝나가지만, SBS 노사가 풀어야 할 현안은 여전히 산적하다.
일단, 노사는 지난 4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부가한 재허가 조건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안을 협의했다. 노동조합은 당시 협의를 끝내며 "사측과 TY홀딩스 측이 제공한 자료에 오류가 없다는 전제 하에, 특별한 환경 변화가 없다는 전제 하에, TY홀딩스 측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TY홀딩스는 TY홀딩스와 SBS미디어홀딩스 합병안을 제시했다.
올해 남은 주요 협상 시간표는 6월 말까지 협의를 마쳐야 하는 TY홀딩스의 투자 기여 방안 협상, 그리고 10월 이전에 끝내야 하는 단체협약 개정 협상 등이다. 투자 기여 방안 협상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재허가 조건, 단체협약 개정 협상은 노사관계법에 근거하고 있다. 두 협상의 근거는 다르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두 협상 모두 근본적으로 "TY홀딩스가 SBS를 지배할 자격이 있는가"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일단 SBS 구성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역시 투자 기여 방안 협상이다. 앞으로 SBS를 지배할 지주회사인 TY홀딩스가, 우리가 일하는 SBS의 미래를 위해, 얼마나 투자할 것인가 그 결과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이 지금껏 TY홀딩스 체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이유는, TY홀딩스가 방송과 건설을 동시에 지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었다. 즉, 분리 지배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과연 방송에 대해 얼마나 열과 성을 다할 것인가에 대해 구성원들이 합리적 의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결국, TY홀딩스가 SBS의 미래를 위해 얼마나 투자하고 기여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SBS를 지배할 지주 회사로서의 열의와 성의를 측정할 수 있는 리트머스지다. 협상 시한이 채 2주일도 남지 않은 지금, 안타깝게도 노동조합은 TY홀딩스에게서 그런 열의와 성의를 읽을 수가 없다.
임명동의제 문제를 핵심으로 한 단체협약 개정 협상 역시 비슷하다. 앞서 말한 대로 TY홀딩스 체제는 방송과 건설을 함께 지배하는 구조다. 자연히 소유 경영 분리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소유 경영 분리의 상징적 제도인 임명동의제의 폐기 시도, 그리고 이와 동시에 진행되는 지배 구조 개편은 공정 방송에 역행하고 있다는 사회적 의심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결국, 임명동의제에 대한 사측과 대주주의 입장 역시 '지배의 자격'에 대한 문제로 직결된다.
노동조합은 새 지도부 출범과 더불어 협상을 통해 '지배의 자격'을 지속적으로 되물을 예정이다. 신의성실에 입각해 사측과 진정성을 갖고 협의하겠다. 또 노보와 알림문 등을 통해 협상 상황을 조합원들께 자주 보고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