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SBS 본부 조합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형택 본부장입니다. 

 

약속 드린 것들을 하나하나 지켜 나가겠습니다. 먼저 노사관계 재정립부터 하겠습니다.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노사 간 신뢰 회복입니다. 그 첫 출발로 어제 오후 경영진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습니다. 시간의 제약으로 많은 논의가 이뤄지지는 못했지만, 노사 양측 모두 문제 해결의 의지를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첫걸음으로는 충분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등 돌렸던 노사가 서로 마주 보는 상황은 만든 만큼 이제는 서로를 향해 용기 있는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진정으로 대화하고 타협해야 합니다. 이른 시일 안에 노사협의회를 개최해 노사 간 간극을 줄이는 내실 있는 협상에 나서겠습니다. 

윤세영 창업회장님도 축전을 통해 상호 상생하는 노사관계를 기대했습니다. 저 역시 건강한 노사관계로 조합원과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SBS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답을 드렸습니다. 신뢰의 싹을 틔우는 일이 시작됐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측의 적극적인 협상 의지와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10.13 합의를 깨고 경영진 임명동의제와 노조 추천 사외이사 제도를 무력화시킨 것에 대한 답을 사측은 책임 있게 제시해야 합니다. 지난해 12월 재허가 심사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같은 해 6월 SBS미디어홀딩스 최다액출자자 변경 사전 승인 시 제출한 이행각서(=SBS의 공적 책임, 공정성, 공익성 실현과 SBS의 경영투명성과 독립성)의 준수”를 재허가 조건으로 부가했습니다. 방통위는 또, “독립적인 사외이사의 복수 위촉과 감사제도 강화 등을 이행”할 것을 조건으로 부과했습니다. 이와 함께 “2017년 방송통신위원회 재허가 심사위원회에 제출한 노사 합의 사항, 즉 10.13 합의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재허가 조건은 사측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의무인 동시에 전파라는 공공재를 사용하는 지상파 방송사업자로서 사회와 한 약속입니다. 임명동의제와 노조 추천 사외이사 제도를 무력화하고도 이행 의무와 사회적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강한 의구심이 듭니다. 사측은 이런 합리적 의심에 대한 분명한 답을 내놔야 합니다. 

 

SBS의 미래에 대해서도 사측은 답해야 합니다.

지난해 12월 재허가 심사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SBS 최다액출자자의 투자 등 기여 방안을 담은 미래발전계획을 SBS 종사자대표와 협의하여 마련하고 '21년 6월 말까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할 것”을 재허가 조건으로 부가했습니다. 제출 기한까지 불과 2주밖에 안 남았지만, 사측은 여전히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노조 측에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터와 우리의 미래를 사측의 선의에만 맡길 수 없습니다. 책임 있는 자세로 진정성 있는 투자 계획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사측에 촉구합니다.

 

늘 그랬듯 우리는 답을 찾을 것입니다.

우리는 숱한 고비마다 하나된 힘으로 답을 찾았고, 새 길을 만들어냈습니다. 서로의 곁을 지키며 소유 경영 분리와 방송 독립의 제도적 장치를 쟁취해 냈습니다. 우리의 오랜 투쟁으로 이룬 자랑스러운 성취가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사측과 치열하게 싸우고 진정으로 협상하겠습니다. 

 

얼마 전 타사 뉴스를 보고 있던 저에게 12살 딸아이가 SBS가 제일 좋은 데 왜 다른 걸 보느냐고 물어왔습니다. 기분 좋은 얼굴로 왜 SBS가 제일 좋으냐고 물었더니 ‘아빠가 만들잖아’라는 대답이 당연하다는 표정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부끄럽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존경하는 SBS 본부 조합원 여러분, 코로나19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십시오. 저도 남은 약속들을 지켜내는 일에 지치지 않겠습니다. 소홀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 정형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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