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SBS본부 조합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형택 본부장입니다. 

코로나 4차 대유행과 35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건강관리 잘하시라는 당부 말씀부터 드립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올림픽 방송 등 현장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조합원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들의 열정과 노력이 회사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조합원이 회사를 생각하면 걱정과 불안부터 든다고 말씀하십니다. 

‘단체협약은 어떻게 되는 거지? 무단협 상태가 오나?’, ‘TY홀딩스 체제가 되면, 소유 경영 분리는 잘 지켜질까?’, ‘대주주 직접 지배 아래 놓이게 되는데, SBS 보도의 공정성과 제작의 자율성은 잘 지켜질까?’, ‘방송, 건설이 융합된 지주회사 체제에서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와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충분한 투자는 이뤄질 수 있을까?’라는 숱한 물음을 던지십니다. 이 당연하고 합리적인 문제 제기에 사측은 ‘잘 될 거다’, ‘아무 문제 없을 거다’라는 공허한 말만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경영 상태와 재무 건전성을 확인하고 감시,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마저 없앴는데, 선의를 믿으라는 사측의 말만 믿고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와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겠습니까?

노동조합은 이 질문에 답하려고 합니다. 

조합원 한 분 한 분의 뜻을 묻고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조합원 여러분의 뜻을 직접 확인하고 총의를 모아야 하지만, 코로나19 기승으로 직접 대면이 어려워 우선 인식조사로 대신하려고 합니다. 너른 이해를 구합니다. 대주주와 사측이 촉발한 위기로 그 어느 때보다 조직화된 힘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응답 내용은 철저히 비밀이 보장되니 솔직하고 성실히 답변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확인된 뜻을 바탕으로 노조의 조직력을 강화해나가겠습니다. 우리의 뜻을 관철할 수 있도록 의지를 모으고 동력을 키우는 일에 나서겠습니다. 노동조합이 앞장설 테니 함께 걸어 주십시오.

협상의 끈을 놓지는 않겠습니다. 치열하게 대화하겠습니다.

사측은 ‘10.13 합의는 파기됐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종사자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묵살하고 노사합의의 정신을 2008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퇴행적 행태를 보이고 있지만, 갈등 비용을 고려해 한 번 더 인내하겠습니다. 지난 4월 중단된 단체협약 협상을 8월 중 재개하겠습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지난 21일 미뤄진 노사협의회도 이른 시일 안에 열겠습니다. 진전된 안으로 성실히 협상에 나설 것을 사측에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SBS본부 조합원 여러분. 우리의 존엄과 가치, 삶의 터전인 SBS의 건강과 미래를 위한 길에 지치지 맙시다. 소홀하지 맙시다.

 

“어디 좋은 세상이 저절로 오나요, 단번에 오나요, 우리가 빼앗긴 게 한꺼번에 되찾아지나요.
...(중략) 내가 먼저 좋은 사람으로 변하려는 노력 없이,
또 가난한 제 돈과 시간과 관심을 쪼개서 참여하고 보태려는
구체적인 실천 없이 좋은 미래를 어디에서 누구에게 바랄 수 있겠어요.”
                                                  - ‘사람만이 희망이다 (박노해)’ 中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장 정형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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