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습니다.”

다시 회사 로비에 자리를 폈습니다. 사측과 마주 앉는 협상 테이블에서는 미래가 아닌 퇴행만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늘 열심히 살지만 바쁨을 피할 수 없는 우리 구성원들의 눈에서 희망을 읽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잠시라도 걸음을 멈추고 마주 보며 우리의 존엄과 가치, 우리 일터의 건강과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길을 찾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마주 앉아 구성원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조합원께서 사측의 퇴행에 우려를 표하셨습니다. 일방적인 단체협약 해지에 이어 노조의 존재를 부정하고 위협하는 사측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셨습니다.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쟁취한 투쟁의 결과를 양보한 노조에 대해서도 매섭게 질타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일터를 지키려는 그 진정을 이해한다며 따뜻하게 보듬어주셨고, 앞으로의 투쟁이 외롭지 않도록 곁을 든든히 지켜주겠노라 굳게 다짐해주셨습니다. SBS기술인협회와 기자협회, 방송촬영인협회, 아나운서협회, 영상기자협회, PD협회 등 직능단체에서도 노조의 투쟁에 동의하며 기꺼이 함께 하겠다고 약속해주셨습니다. 

“다함께! 또 한걸음” SBS 노동조합의 강령, 그대로 하겠습니다. 사측이 전체 구성원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일 때까지 지금의 자리에서 조합원 한 분 한 분의 의견을 직접 듣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아진 뜻으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또 한걸음 내딛겠습니다. 과거로 향하자는 어떤 회유와 압박에도 길 잃지 않고 굳건히 걸어가겠습니다. 생명의 싹을 틔우려면 혹독한 겨울을 지나야 합니다. 하나 된 힘으로 지금의 시련을 잘 이겨낸다면 SBS도 공정방송이라는 희망의 싹을 틔워 방송독립의 뿌리를 더 굳건히 내릴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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