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장 편지] “얼마나 더 구성원들을 비참하게 할 생각입니까”

“비상식적인 언사”를 누가하고 있는지, SBS 구성원들은 똑똑히 보고 있습니다. 

언론자유를 위해 싸워온 원로 언론인들과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 언론인, 그리고 사회의 진보를 바라는 시민사회단체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시민들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측은 어디까지 구성원들을 비참하게 할 생각입니까.
단체협약을 없애고, 구성원들이 자주적으로 세운 노조를 겁박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임금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말까지 꺼냈습니다. 대체 구성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겁니까?

사측이 밝힌 대로라면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이 예상됩니다.
“열심히 일해서 좋은 성과를 내는 직원들의 사기를 꺾을" 생각이 없다면,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는 "최고의 대우" 약속을 지킨다면, 임금협상이 어려울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임금은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이지 사측이 선심 쓰듯 베푸는 게 아닙니다.
설마 올해 SBS의 성과가 경영진이 이룬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바쁘고 고된 업무에 '오프'를 쓸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우리가, 시간마다 부조를 옮겨 다니며 부족한 인력을 메우고 있는 우리가, '재량근무'라는 이름으로 일한 것보다 덜 받고 있는 우리가, 우리의 일터를 ‘1등 방송’으로 만들기 위해 시간과 열정, 청춘을 기꺼이 SBS에 헌신하고 있는 우리가 이뤄낸 모두의 값진 성과입니다. 사측도 이를 부정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 성과의 정당한 몫을 받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 당연한 일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협박해 미리부터 싸움의 전선을 넓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 시간에 사측은 단체협약 복원을 고심해야 합니다. 

되레 무단협 상황이 된 만큼 단체협약에서 노동자가 양보해왔던 정당한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는 여러 조합원들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임금피크제와 시간외수당, 유연근무제 등인데, 현재 노사 합의로 법적 수당보다 적게 받고 있는 우리의 몫을 법대로 지급하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노조에서 제대로 따져보겠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의 정당한 권리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사측은 언제까지 전임 위원장 탓을 할 겁니까. 
공과를 떠나 전임 위원장 역시, 우리가 자주적으로 선출한 우리의 대표입니다. 한 조합원이 한 말을 여기 옮깁니다. "우리의 노조를 우리가 바꿔나갈 수 있지만, 우리의 노조를 사측이 길들여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종'이 아닙니다."

단체협약을 하루 속히 복원하라는 것, 임명동의제를 반드시 지키라는 것은 전임 위원장이 아닌 현재 SBS 구성원의 뜻입니다. 그리고 그 구성원들은 우리의 존엄과 가치, 미래를 지키는 노조의 길에 함께하겠다고 하나된 목소리로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일 것을 사측에 촉구합니다.
                                  
                                 2021.10.12.  전국언론노조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드림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