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똘똘 뭉칩시다"
초유의 무단협. 노동의 가치를 존중해야 할 언론사에서 노동탄압이 자행되는 서글픈 현실을 바라보며 우리 일터에 노동조합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를 떠올려봅니다. 10월 26일, 노조 창립 23주년을 앞두고 있어 더 그때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본부장 편지>는 1998년 노조 창립 당시 발행된 노보를 일부 인용합니다. 그래서 노조를 만들고 지켜온 선배들, 23년 전 우리와 함께 쓰는 편지입니다.

SBS 노동조합은 23년 전 모든 구성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가 띄운 이 노동조합이 SBS 전 사원의 권익을 보장하고, 또 이를 지키기 위한 단결을 유도하고 이제껏 우리가 스스로 유보하였던 자존심을 되찾는데 작지만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노조 속보 2 (1998년 10월 26일)

 

노조의 존재 이유와 목적은 변함없습니다. 그래서 공정방송과 노동의 가치가 지켜지는 우리 일터를 만들기 위해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사측은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를 얕잡아 보고 있습니다. 노조와 구성원을 겁박해 갈라치기 하고 틈새를 벌려 뭉치지 못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 측의 태도는 항상 그래왔습니다. 임금 삭감을 할 때도 구조조정을 할 때도 회사 측은 우리 근로자들을 성실한 협의의 대상으로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그저 회사가 결정하면 따라가는 존재, 주는 대로 받고 감사하는 존재, 뿔뿔이 흩어지고 단결할 줄 모르는 존재, 그것이 회사가 생각하는 우리의 모습이었습니다. ”- 노조 속보 3 (1998년 10월 27일)

 

그때마다 우리는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때론 용기가 없어서, 때론 타의에 의해 우리의 양심을 저버리기도 했습니다. 왜 우리는 그렇게 나약해야만 했습니까? 진정 우리는 겁쟁이였습니까? 과거에만 그랬습니까? 지금은? 그러면 앞으로는 어떻습니까?”- 노동조합 출범에 즈음하여! (1998년 10월 26일)

 

그리고 우리는 위기의 순간마다 ‘단결’이라는 답을 찾았습니다. 함께하는 내 동료를 믿고 마음속 나약함을 밀어냈습니다. 하나된 힘으로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고, 승리했습니다. 이번 역시, 질 수 없는 싸움입니다. 져서는 안 되는 싸움입니다.

“이젠 우리에겐 노동조합이 있습니다. 빼앗긴 우리 노동의 존엄과 가치를 되찾고 노사의 공동번영을 위한 협상자로서의 우리의 지위와 권리를 회복해야 합니다.”- 노조 속보 3(1998년 10월 27일)

 

싸움의 맨 앞에 제가 서겠습니다. 노동조합이 구성원의 든든한 방패막이 되겠습니다. 23년 전 노동조합을 만들었을 때의 절박함으로 우리의 존엄과 가치, 우리 일터의 미래를 위한 싸움에 함께해주십시오. 

회사 측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내는 길, 그것은 곧 우리 모두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것뿐입니다. - 노조 속보 3 (1998년 10월 27일)

 

                                           2021.10.21.

                   전국언론노동조합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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