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의 투쟁과 승리의 역사를 계속해서 이어나갑시다.

코로나19로 계속 미루었던 정기대대를 지난 주 금요일 무사히 마쳤습니다. 참석해주신 대의원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11월부터 노동조합과 사측은 서울지방노동위에서 조정절차를 거치고 있습니다만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에 노동조합은 이번 주부터 파업찬반 투표에 돌입했습니다. 조합원들의 우려가 많으신 줄 알고 있습니다. 가결 이후 파업의 범위와 시기 등은 조합원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전략적으로 고려될 것입니다. 파업이 가결된다고 해서 바로 사업장이 멈추거나 방송이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는 파업에 대한 법적, 사회적 정당성 확보를 통해 노동조합에 힘을 싣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파업이라는 칼을 쓰는 것이 최선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노사간의 극단적 대립은 서로의 공멸을 부를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노동조합은 꾸준히 인내해왔습니다. 노동조합은 올 초부터 전임 본부장에 대한 사측의 악플에 가까운 게시글 등을 엄중히 질타하면서도 노사간 협상의 창구를 닫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단협해지 통고를 받은 이후에도 단체협약 관련 실무협상, 본협상을 이어갔으며, 단협 만기시한 직전 무단협을 막기 위해 최종적인 양보안까지 제시하였으나 사측은 마치 무단협 상황을 기다렸다는 듯 노조의 양보안마저 거부했습니다. 

이제 더 나아가 사측은 12월 1일 이후 사측이 정하는 시기에 조합 활동에 대한 보장을 중단하겠다고 합니다. 무단협이라는 칼을 빼어들고, 이젠 불시에 찌르겠다는 협박을 하는 상황에 다르지 않습니다. 

파업찬반 투표를 통한 파업권 확보는 우리의 칼이며 최소한의 방어입니다. 여기에서 밀린다면 사측은 조합원들을 더욱 쉽게 생각할 것입니다. 임명동의제를 파기해도 되고, 단협을 해지해도 되고, 조합활동을 보장하지 않아도 되고, 그렇게 노동조합의 힘을 빼고 나면 다음 칼은 조합원들에게 향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인내의 끝에 칼을 뽑아들 순간입니다. 

이 와중에 우리의 단결을 저해하려는 움직임들이 있습니다.  'SBS A&T는 법인이 다르지 않냐', 'SBS A&T 조합원은 공정방송과 무관한 단순 스텝에 불과하다', '보도본부장, 시사교양본부장은 해당 본부의 문제라서 다른 부서와는 무관하다' 는 등의 이야기들이 사측에서 들려옵니다. 

조합원 여러분, 우리 노동조합은 1998년 당시 여의도 SBS 사옥에서 분사에 저항하며 생겨났습니다. 이후 안타깝게도 법인은 분리되었지만, 노동조합은 하나로 이어져 왔습니다. 그리고 올해까지 23년간 함께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1998년 노동조합의 투쟁이 패배가 아닌 23년 간 계속된 투쟁과 매해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노동조합은 부서마다 따로 있지 않고 법인마다 따로 있지 않습니다. SBS와 SBS A&T, 스튜디오S를 아우르는 하나의 SBS본부입니다. 어떤 지부의 조합원이 어떤 문제에 직면해도 SBS본부 조합이 나서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정방송·독립경영과 같은 문제에 지부를 나눠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노동조합입니다. 23년간의 투쟁과 승리의 역사를 계속해서 이어나갑시다.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말을 첫 머리에 썼다가 지웠습니다. 지금 우리 모두 안녕하시지 못함을 잘 알고 있기에 죄송스러워 쓸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함께 이 투쟁을 승리로 마무리합시다. 코로나19도 사라지고 모든 조합원들을 위한 단합행사 등을 준비하며 즐겁게 인사할 수 있는 평온한 날을 바랍니다. 함께 웃을 그 날을 위해, 높은 투표율과 압도적 찬성으로 노동조합에 힘을 실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21.11.24.
강용주 수석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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