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당선의 기쁨보다 사태의 엄중함이 먼저 다가왔습니다. 선거 결과에 조합원 여러분의 뜻과 의지가 담겨있다 생각합니다.
“조합원의 명령이다! 노동탄압 멈추고, 부당노동행위 근절하라!”
마주하는 조합원마다 저마다의 이유로 부당노동행위가 반복되지 않게 애써달라고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당장 나의 일이 아니지만 함께 일하는 나의 동료, 나의 동지가 협박 받고 고통을 호소하는데 보고만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나의 일이 되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불법을 자행한 당사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조합원과 구성원 여러분의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이틀 만에 300명 넘게 참여해주셨습니다. 더 적극적으로 서명운동에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금이라도 반복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겠습니다.
지난 주, 임시대의원회를 통해 단체협약 개정의 건에 대한 대의원들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대의원 63명중 11명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조합원 모두가 만족하는 단체협약을 만들지 못한 점, 조합이 깊이 반성합니다. 노동조합은 사측과 3개월 동안 30차례 넘는 치열한 협상을 거치며 무엇보다 ‘쉼 확대’와 ‘차별적 요소 해소’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제도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사측이 주장하는 안엔 여전히 반대해야 할 요소들이 존재했지만, 노동조합은 결정해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부족하다고 느끼실 조합원 여러분들의 질책,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더 싸워서 얻어내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노동조합이 더 고민하고 진일보할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7개월간 지부장으로 일하며 노동조합이 생물처럼 살아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 스스로 능력의 부족함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 대신 정형택 前 본부장을 중심으로 사무처 전임자들이 부족함을 채워주었고, 조합원 동지들께서 넘치게 만들어주셨습니다. 자율신경계에 의해 저절로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처럼 변화무쌍하게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이제 그 무엇도 두렵지 않습니다. 급변하는 방송환경, 정부의 언론탄압,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등 외부적 요인들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할 수 없지만 조합원이 똘똘 뭉쳐 SBS본부 노조가 하나 되어 맞선다면 우리의 핵심가치 충분히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존경하는 조합원 여러분! 지난주 월요일, 긴급 피케팅 때가 떠오릅니다. 100여명이 넘는 조합원이 참석해주셔서 놀랐고 우렁찬 구호 소리에 놀랐습니다. 처음엔 소심했던 외침이 나중엔 자신에 찬 외침이 되었고, 외침이 하나둘 모여 거대한 울림이 되니 그 웅장함에 가슴이 벅차왔습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비록 조합원 신분으로 소심하게 조합 활동에 참여했던 제가 지금은 지부장이 되어 부끄럽지만 조합과 조합원 여러분이 더 나은 노동조건의 쟁취를 이룰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투쟁!
(그동안 18대 SBS본부를 이끌어주신 정형택 본부장과 홍창욱 지부장님께도 깊은 감사 드립니다.)
홍종수 / 제19대 전국언론노조SBS본부 SBSA&T 지부장 당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