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의 변]
SBS본부 조합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19대 SBS 본부장 및 지부장 선거에 출마한 조기호입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스치듯 잠깐 본 것이 전부였습니다. 3차 선거공고를 알리는 대자보는 당시 제게 길을 가다 들리는 백색소음 정도였습니다. 살짝 걱정은 됐지만 결국 누군가는 나서주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누군가가 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19대 SBS 본부장 선거에 나서게 된 동력은 두 가지입니다. 우리 SBS 동료의 미래에 대한 걱정과 진심이 담긴 제안, 그리고 최근 불거진 SBS A&T 모 임원의 불법적 망언 때문이었습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여전히 SBS 구성원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괜찮다는 거야?’, ‘앞으로 일터의 안정성은 보장되는 건가?’, ‘SBS가 갑자기 팔릴 가능성은 정말 없나?’ 요사이 서로가 서로에게 자주 묻는 질문들입니다. 그러나 정작 이런 질문을 회사에 제기하고 답을 얻어 와야 할 구성원의 대표가 되기는 모두들 저어합니다. 감시와 견제가 사라진 자리에는 무시와 전횡이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4차 선거공고까지 나오게 해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다.
제 가슴에 불을 지른 최근의 한 사건도 입후보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얼마 전 회사 로비에 도열한 동료들을 봤습니다. 긴급 피케팅이었음에도 100여 명의 조합원이 모였습니다. 모두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부당노동행위를 반복한 해당 임원을 준엄하게 꾸짖었습니다. SBS를 창업한 회장도 SBS 사장도 감히 하지 못했던 발언이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회사 안에 이런 부류의 사람이 발을 딛고 설 공간은 없어야 합니다. 그것이 지난 19년 동안 제가 해온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부조리한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 우리 자랑스러운 동료들과 힘을 합친다면 한번 해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종이 한 장 찢기는 참 쉽습니다. 그러나 뭉치고 포개져 있다면 그 누구도 함부로 찢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제가 앞장설 테니 동료 여러분들께서는 아주 조금만 거들어 주십시오. 따뜻한 눈길, 훈훈한 말 한마디 정도면 충분합니다. 믿고 맡겨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잘 해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기호 제19대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본부장 및 지부장 후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