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조합원 여러분!
추석 지나도록 밤잠 설치게 한 무더위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며칠 전 큰비가 내리더니 날이 한풀 꺾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의 큰 톱니바퀴 하나가 빠진 채 채워지지 않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SBS 노동조합의 사무를 관장하는 사무처장이 벌써 한 달째 공석입니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저에게 우선 가장 큰 책임이 있습니다. 조합원 여러분께 백 번 사죄드려 마땅합니다. 지난 몇 달 간 백방으로 사무처장 후보를 찾아 나섰고, 설득해봤습니다. 그러나 각자 저마다의 사정 때문에 수락까지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노조 집행부의 직군을 보면 노조위원장은 주로 기자와 피디가 맡아왔습니다. 공정방송위원장의 경우 업무 특성 상 90% 이상이 기자였습니다.
사무처장의 경우 주로 피디직군, 특히 교양피디가 맡아왔습니다. 지난 8월로 임기가 끝난 전임 사무처장도 피디였습니다. 그동안 ‘공방 기자-처장 피디’였던 셈입니다. 그러나 지난 사무처장을 끝으로 후임자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여 기술과 경영, 아나운서 등등 모든 직군까지 확대해서 다양한 분과 접촉했지만 결국 공모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노동조합의 사무처장이 궐석인 이 모습, 조합원 여러분께 숨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체면 차릴 상황이 아님을 절감했습니다. 사측을 상대로 한 노동조합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3분기 노사협의회와 보도편성위원회, 제작편성위원회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연 참석해야 할 사무처장이 없어서 반쪽짜리 위원회가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가올 임금협상이 가장 걱정입니다. 임협 테이블에 앉을 실무자가 없어서 제대로 된 협상이 이뤄질지 미지수입니다. 사무처장 한 명의 공석이 연쇄적으로 조합원 모두에게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부메랑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짜 부끄럽고 참담하지만 ‘사무처장 공개모집’을 하려고 합니다. 우려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공모’를 통해 선발된 분이 노측보다 사측에 편향돼 있다면, 하여 시나브로 조합원의 이익에 반하는 업무 처리를 할 경우 그 후폭풍을 어찌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스런 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숨어 있는 보석을 찾기 위해 ‘공모’라는 최후의 수단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무처장직은 조합원을 위해 희생하는 자리이고, 봉사하는 자리 맞습니다. 그렇기에 그에 걸맞은 권한과 대우를 약속합니다. 직책을 수행하는 1년 동안, 그리고 그 이후라도 사무처장을 했다는 이유로 손해 보는 일은 터럭만큼도 없을 것임을 노동조합이 보장하겠습니다. 진실로 좋은 분이 나타나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공모 내용>
*지원 방법: 노조위원장 전화, 문자, 카톡, 이메일로
*기한: 10월 8일까지
*자격: SBS 지부 소속 조합원 모두(연령, 기수 제한 없음)
*임기: 업무 시작일로부터 1년
*대우: 면접 시 설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