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SBS인터넷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SBS콘텐츠허브(현 스튜디오S)는 줄곧 대주주의 이익 추구나 ‘구원투수’ 역할 논란에 휩싸였다. 2008년 SBS가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되면서, SBS 자회사였던 콘텐츠허브 등 콘텐츠 유통회사들은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현 TY홀딩스)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유통수익이 SBS에 들어오지 않고, 미디어홀딩스를 거쳐 대주주에 지속적으로 흘러들어가는 문제가 발생했다. 

2014년 급기야 SBS는 129억 적자를 기록했는데, 콘텐츠허브는 134억 흑자를 기록했다. 본사는 적자로 콘텐츠를 제작할 비용이 없는데, 지주회사만 배당 등으로 배를 불리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노동조합은 “SBS에서 창출된 이익을 계열사로 옮기는 터널링을 통해 대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수년간 콘텐츠 요율 정상화 등을 요구해왔다.

줄기찬 요구 끝에 2019년 2월, 노•사•대주주 3자는 SBS가 콘텐츠허브를 890억 원에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11년 만에 콘텐츠허브가 SBS 자회사로 되돌아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대주주는 콘텐츠허브를 매각하면서도 콘텐츠허브 이사진은 측근으로 구성하는 등 끊임없이 영향력을 미치려는 시도를 해왔다.

콘텐츠허브, 태영건설 사업장에 400억 원 투입

그 결과, 콘텐츠허브는 최근까지도 대주주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해, 태영건설 사업장의 SPC가 발행한 사모사채를 매입한 것이다. 3곳 사업장에서 매입한 사모사채 금액만 400억 원에 달한다. 콘텐츠 유통회사가 건설 현장에 거액을 덜컥 투입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원금 지급 때까지 TY홀딩스가  이자자금보충약정을 했지만, 언제까지 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지 안개 속인 상태이다. 

회사는 이익, 직원 처우는 열악

콘텐츠허브 이익이 직원들에게 골고루 배분된다면 대주주가 이익을 취하더라도 어느 정도 용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채용회사 자료를 보면 SBS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13.5년~16.5년인 반면, 콘텐츠허브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3.83년~7.5년이다. 열악한 처우에 상당수 직원들이 더 좋은 처우를 찾아 직장을 옮긴 것으로 해석된다. 콘텐츠허브에서 일했던 A씨는 “우리는 열심히 일만 했을 뿐인데 좋은 소리는 듣지도 못했고, 처우가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모회사•계열사에 비해 임금 격차도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콘텐츠허브가 스튜디오S를 흡수해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울타리에 들어온 만큼 SBS본부는 스튜디오S 이익이 직원 전체에 골고루 나눠질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