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성평등언론실천상 수상자 인터뷰⓶ 변영옥
SBS가 여의도 사옥에서 목동 사옥으로 이사 오고 1년 후인 2005년. 목동 사옥에 여성휴게실 겸 모유 유축 공간이 만들어졌다. 전설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에서 이름을 딴 휴게실 ‘여인천하’는 지하 1층에 위치해 이용률이 저조했다. 특히나 유축 공간의 경우 허술한 칸막이 하나로 휴게실과 구분돼 사실상 이용자 거의 없었다.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유축 공간이 구색만 갖췄던 것이다. 20년 가까이 지하 구석에 처박힌 유축 공간을 목동 사옥에서 가장 볕이 잘 들고 아늑한 공간으로, 임산부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모성보호실>로 업그레이드 시킨 조합원이 바로 노사협력팀 변영옥 차장이다.
-어떻게 <모성보호실>을 만들게 됐나?
우리 회사 육아 휴직이 활성화되기 전에는 여직원들이 가끔 의무실에 와서 유축을 했다. (여인천하) 유축 공간을 아무도 이용을 안 한 것이다. 그래서 유축 공간이 좀 더 좋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냈다. ‘회사에 모유 수유 공간이 있냐’는 노동조합의 공식 문의로 MBC KBS와 비교를 하게 됐는데, 우리 회사는 수유 공간이 굉장히 열악했다. 그러다 2023년 목동 사옥 1층 리모델링과 SBS A&T 등의 공간 재배치 과정에서 22층에 자리가 비게 됐다.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2024년부터 임산부와 수유부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게 된 것이다.
-<모성보호실>은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두고 만들었나?
누구든지 본인이 임산부라면 편안하게 쉴 수 있을까를 신경 썼다. 본인이 아니면 내 배우자가 임산부라면 아늑하게 쉬게 할 있을까를 생각했다. 인테리어는 기본이고, 등 하나조차 아늑함에 초점을 맞췄다. 처음엔 회사에 남아 있던 소파가 배정됐는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리클라이너 소파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냉장고 등 일부 비품을 제외하고는, 유축기와 소독기 등 대부분 제품을 새로 구매해 비치했다.
-회사 보건 업무를 담당해주시고 있다. 어떻게 보면 모성 보호 업무와 큰 연관은 없는데, <모성보호실>을 만드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초반에 저예산으로 좋은 공간을 만들려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게다가 인테리어도 전혀 모르는 분야라 힘들었다. 다행히 당시 경영본부장과 노사협력팀, 총무팀 시설파트(현 자산개발팀)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수유공간이라 수도 시설이 필요했는데, 수도를 끌어오는 공사 등에 많은 비용이 들었다. 다양한 부서에서 관심을 가져주고, 예산이 투여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누가 이용할 수 있는 건가? 그리고 <모성보호실>에서 쉬면 회사가 감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는 거 같다. 감시하시나?
임산부와 출산 후 수유가 필요한 수유부라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회사 출입증만 있다면 미리 저에게 신청하고, 제가 출입이 가능하게 조치를 해둔다. 한 번 신청하면 출입을 몇 번 했는지도 제가 체크하지 않는다. 그리고 회사에서 그 누구도 <모성보호실>을 누가 이용했는지 관심 가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회사 직원 중 누구도 출입 인원이 누군지 물어본 적이 없고, 물어본다 한들 대답해주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