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미디어넷(이하 미디어넷) 인수로 대규모 금융비용을 치르고 있는 스튜디오프리즘(이하 프리즘)이 비용 절감을 위해 제1금융권으로 대출을 갈아탔다. 이를 위해 상암동 프리즘타워가 통째로 담보 제공됐다.
| 프리즘, SBS그룹 소유 부동산 담보 잡혀
프리즘은 지난해 2월 TY홀딩스 소유의 미디어넷을 사실상 떠안으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1600억 원을 대출받았다. 특수목적법인으로부터 1300억 원(이율 연6.5%), 스튜디오S(중 구 콘텐츠허브)로부터 300억 원(이율 연4.6%)을 빌려 프리즘은 1년 동안 이자비용으로만 100억 원 넘게 지불했다. 이에 노동조합이 노사협의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1년 만인 지난 2월, 프리즘은 하나은행으로부터 1600억 원을 빌려 기존의 대출금을 정리하는 대환대출을 시행했다. 이율은 4.87%로 낮아졌지만 SBS와 미디어넷, 스튜디오S가 나눠 소유 중인 프리즘타워가 담보로 제공되는 또 다른 리스크가 부상했다. 담보 제공 대가로 3개 사는 프리즘으로부터 1년간 채권 최고액의 0.6%의 수수료를 받게 된다. 사측은 이번 대환대출로 프리즘이 미디어넷 인수와 관련해 연간 106억 원을 이자와 금융비용으로 쓰다 89억 원만 내면 돼, 17억 원 정도의 절감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비상경영으로 한 푼이라도 아쉬운 시점이라 프리즘이 저리로 대환대출을 시행한 건 당연한 수순이다. SBS가 미디어넷와 관련해 빚보증을 서고도 10원 하나 받지 않아 법률 리스크를 야기했다는 노동조합의 지적(노보365호)을 의식한 듯, 담보를 제공한 본사와 계열사도 수수료를 받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 태영건설 워크아웃 후폭풍 여전…원금 1600억 못 갚는 중
하지만 태영건설 워크아웃 후폭풍으로 SBS미디어그룹 전체가 휘청거리는 상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분사 후 사무실 정리도 끝내지 못했던 프리즘은 TY홀딩스에 자금 수혈을 해주기 위해 떠안듯이 미디어넷을 인수했고, 1년이 지나도록 대출 원금 1600억 원을 한 푼도 갚지 못한 상황이다. 태영건설 사업장의 사모사채를 사들여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미디어넷은 2023년 151억 원의 적자에 이어, 2024년에도 135억 원의 적자를 이어갔다. 채널 부문(구 SBS플러스) 등의 성과로 프리즘은 2024년 18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금융비용으로만 126억 원을 썼다. 재주는 프리즘 직원이 부리고, 그만큼 수혜는 대주주가 본 셈이다. 프리즘 사측은 앞으로 매년 만기 시 원금 1600억 원을 분할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 스튜디오S 300억 회수…양질 프로그램과 직원 복지에 써야
이번 대환대출로 스튜디오S는 프리즘에 빌려줬던 300억 원을 회수하게 됐다. 스튜디오S 사측은 300억 원이 땅에서 솟아난 게 아니라 프리즘 직원들의 피와 땀, 그동안 300억 원의 기회비용을 지불한 스튜디오S 직원들이 만들어낸 돈이란 걸 명심해야할 것이다. 노동조합은 스튜디오S가 300억 원을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쓰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다.
